작년 이맘때 일입니다. 2017년식 SUV에 차박 짐을 가득 싣고 영동고속도로로 평창을 향하던 금요일 저녁이었는데요. 퇴근길 정체를 피하려고 늦게 출발한 탓에 눈이 꽤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우측 방향입니다”라고 안내하는 순간, 저는 이미 한 IC 앞 출구 차선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핸들을 다시 꺾을까 잠깐 망설였지만, 뒤에서 화물차가 바짝 따라오고 있어서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요금소를 지나 회차한 뒤 같은 요금소로 다시 들어가기까지 5분 남짓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짧은 거리였는데도 기본요금이 다시 붙었습니다. 그런데 금액보다 더 오래 남은 건 출구 직전에 차선을 바꿀까 말까 망설였던 몇 초의 아찔함이었습니다. (그때 다녀온 차박 준비 과정은 차박 준비 체크리스트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2026년 10월 1일부터 이런 상황에 적용되는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바로 ‘고속도로 착오진출 요금 감면’입니다. 시행 직후라 주변에서 “하이패스면 다 되는 거냐”, “민자도 되냐” 같은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확인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속도로 착오진출 요금 감면, 어떤 제도인가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출구를 착각해서 잘못 나갔더라도 15분 안에 같은 요금소로 다시 들어오면 이미 낸 통행료 중 기본요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기본요금에 주행거리 요금을 더하는 구조입니다. 그동안은 몇 분 만에 돌아와도 기본요금을 두 번 내야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발표 기준으로 폐쇄식 요금소의 기본요금은 900원입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정부가 도입 이유로 ‘안전’을 함께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금을 아끼려고 출구 직전에 무리하게 차선을 바꾸거나 요금소 앞에서 멈칫하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제 경험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감면받으려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재정고속도로여야 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가 대상이고, 민자고속도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같은 노선처럼 보여도 구간마다 운영 주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다니는 길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한 번쯤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둘째, 폐쇄식 요금소에서 잘못 나간 경우입니다. 진입할 때 기록되고 나갈 때 정산하는 방식의 요금소를 말합니다. 개방식 요금소에도 적용되는지는 [확인 필요]입니다.
셋째, 15분 이내에 ‘같은 요금소’로 재진입해야 합니다. 다른 IC로 들어가면 대상이 아닙니다. 15분을 정확히 어느 시점부터 계산하는지는 [확인 필요]입니다. 저는 진출한 시각부터 계산된다고 보고 여유 있게 움직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하이패스 등 전자지불 차량이어야 하고, 차량 1대당 연 3회까지만 적용됩니다. 현금 결제는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연 3회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초기화되는지도 [확인 필요]입니다.
국토부는 실제 재진입 차량의 약 90%가 연 3회 이내였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횟수 제한이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되나요?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별도 신청 없이 약 2주 뒤 자동으로 차감됩니다. 직접 환급을 원하시면 고속도로 통행료 홈페이지나 ‘고속도로 통행료+’ 앱에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하이패스 단말기에서는 감면 안내 음성이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단말기 멘트로 확인하려는 분은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2주 정도 지난 뒤 카드 사용 내역이나 통행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카드사별로 차감 내역이 어떻게 표시되는지는 [확인 필요]입니다.
출구를 잘못 들어섰을 때 제가 지키는 순서
제도가 생겼다고 출구를 잘못 나가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도 적어도 “900원 아끼려고 무리하게 꺾는” 상황은 줄일 수 있습니다. 작년 경험 이후 저는 이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 출구 차선에 이미 들어섰다면 그대로 나갑니다. 진출로에서 차선을 다시 바꾸거나 정차·후진하는 것은 위험하고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관련 법규·범칙금 확인 필요] (면허 시험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이라 운전면허 시험에 안 나오는 교통법규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 요금소를 지난 뒤 안전한 곳에서 내비게이션을 다시 설정합니다.
- 가능하면 같은 요금소로 재진입하는 경로를 고릅니다. 15분 조건을 염두에 둡니다.
- 2주 뒤 차감 여부를 확인합니다.
내비게이션이 정체를 피하려고 IC를 나갔다가 같은 IC로 다시 들어가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도 감면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발표 문구가 ‘착오’를 전제로 하고 있어서, 의도적으로 회차한 경우까지 포함되는지는 [확인 필요]입니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피로가 실수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잘 안 쓰는 자동차 편의기능 글에서 소개한 차로 유지 보조나 HUD를 켜 두는 편입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통행료·유류비 제도
국토부가 이번 제도와 함께 다시 안내한 것이 다자녀가구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인입니다. 2026년 7월 28일부터 시행 중이며, 미성년 자녀가 2명이면 10%, 3명 이상이면 20% 할인됩니다. 사전 등록 후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해야 하니, 해당되시는 분은 미리 등록해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류세 한시 인하도 11월 30일까지 연장된 상태입니다. 연말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통행료와 유류비를 함께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12월 이후 연장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출발 전 점검 항목은 장거리 운전 전 차량 점검 글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900원이라는 금액만 보면 작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제도의 의미가 ‘출구 앞에서 망설이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생겼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그날 영동고속도로에서 핸들을 다시 꺾었다면 어땠을지, 지금 생각해도 조금 아찔합니다. 이번 제도를 실제로 적용받아 보신 분이 있다면 차감까지 걸린 기간이나 표시 방식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저도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Q&A)
Q1. 민자고속도로에서 잘못 나갔을 때도 면제되나요?
A. 아닙니다. 이번 제도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재정고속도로에만 적용됩니다. 민자고속도로 요금소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경우는 대상이 아닙니다.
Q2. 현금으로 통행료를 내면 감면받을 수 없나요?
A. 발표 기준으로는 하이패스 등 전자지불수단을 이용한 차량만 해당합니다. 현금 결제 차량은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Q3. 감면이 됐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단말기 안내 음성은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약 2주 뒤 자동 차감되니 결제 내역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홈페이지·앱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직접 환급 신청도 가능합니다.
Q4. 1년에 몇 번까지 면제받을 수 있나요?
A. 차량 1대당 연 3회까지입니다. 횟수가 어떤 기준으로 초기화되는지는 공식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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